[뉴스] 언론의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보도에 대한 고찰

[1] 대중의 과학이해와 프레이밍

지난해 8월, 일본은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일본이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이뤄진 투기는 모두 8차례로, 방출한 오염수는 6만 2,400톤에 달한다. 방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에 관한 언론보도를 고찰해보고자 한다.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는 국내에서 의견이 갈리는 정치적 사안으로 대두됐다. 특히 ‘방사성 오염수 처리의 근거가 되는 수치가 과학적인가?’라는 논쟁은 갈등의 핵심 쟁점이었다. <한겨레>를 비롯한 진보 언론들은 ‘수치를 도출한 주체의 신뢰성과 과정에서의 과학적 엄밀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 언론들은 이러한 의구심에 대해 ‘과학’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를 이야기하기 위해선 과학이해가 필수적이다. 대중의 과학이해를 다룬 전통적 연구들은 대중이 과학기술에 관한 무지와 잘못된 정보 때문에 비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판단해왔다. 즉 전통적으로 과학적 기술 논쟁이 격화되는 이유는 대중의 무지와 오해 때문이며, 해결을 위해선 올바른 과학적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대중의 과학이해가 지식의 내용 자체보다 전달하는 기관의 신뢰도를 더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각각의 언론을 통해 해당 사안을 접하는 대중들은 자신의 신념, 정치적 입장에 따라 선택한 언론이 전달한 전문가의 주장을 더욱 신뢰할 만한 과학적 사실 혹은 의구심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사진출처(부천시민연합 페이스북)
사진출처(부천시민연합 페이스북)

<조선일보>가 주로 사용한 워딩은 다음과 같다.

“과학적, 합리적 근거 없이 반대하는 사람들은 나중에 진실이 밝혀져도 틀린 주장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지만, 그동안 초래되는 사회적 비용과 국민적 불안은 누가 책임지나?” (23.07.06)

“독립적인 샘플 채집과 교차 검토를 거쳐 ALPS 처리와 희석 단계를 거치면 삼중수소의 농도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 이하로 내려가는 것을 확인” (23.07.05)

“실증적 자료와 다양한 과학적 분석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에서 처리된 오염수 방출은 우리 국민의 건강과 우리 해양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23.06.21)

“광우병, 세월호로 재미 본 좌파 세력 추억 때문이지만 더 큰 이유가 있다. 북핵 막기 위해 꼭 필요한 건 한국의 원자력 발전과 핵무장 후쿠시마 괴담은 그걸 막고 있다.” (23.07.18)

<조선일보>는 일본 정부 및 도쿄전력과 국제기구 등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발표를 신뢰하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IAEA의 과학적 검증 결과 방사능 수치가 국제적 안전 기준에 부합하며, 오염수 처리 과정에서 사용되는 ALPS(다핵종제거설비)를 통해 우려되는 방사성 물질이 제거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다양한 과학 분야 전문가의 인터뷰를 자주 사용해 과학적임을 강조한다.

가장 큰 문제는 <조선일보>가 지속적으로 ‘괴담’ 혹은 ‘왜곡’, ‘무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반대 입장의 다각적인 측면을 배제하고 프레이밍 하는 것은 합의를 통해 해결을 이끌 책임이 있는 언론으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다. 이러한 보도를 지속적으로 접한 개인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입장 및 판단과 다른 사람을 ‘괴담’, ‘왜곡’, ‘무지’로 인식하게 되고 지속적인 보도로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한겨레>의 보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과학자조차도 편견에 빠져서 객관성을 잃거나, 자기의 좁은 전공 분야만 바라보거나, 혹은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면서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일을 할 수 있다.” (23.07.19)

“인간이 오염수를 방류해 후속 세대까지 지속할 위험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위험에 대한 불안” (23.06.16)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핵심 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가 2013년 설치된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실제 성능 검증을 한 번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 (23.07.12)

“오염수에 있는 방사성 핵종 62종 가운데 10종만 측정 결과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52종의 방사성 핵종에 대한 데이터는 공개하지도 않고 있다.” (23.07.16)

<한겨레>는 일본 정부 및 도쿄전력이 제공하는 데이터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명하며, 방사성 물질의 제거 여부와 처리 과정의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한다. 특히 IAEA가 원자력 기술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기에 객관성을 보장하기 어렵고, 일본 정부의 과학적 검증 절차에 과학적 엄밀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역시 이러한 주장을 내세울 때 과학 분야 전문가의 인터뷰 등을 사용하여 제시하는 데이터에 대해 과학적 의구심을 제기하였다.

<조선일보>는 해당 사안에 관한 판단을 내리고 반대되는 입장에 대해 프레임을 씌운 반면, <한겨레>는 정부와 과학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한다. 어떠한 보도 방향이 옳은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음 기사에서는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언론보도의 ‘기준치’를 둘러싼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살펴보겠다.

글┃김성재(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 활동가)